1년 전에 중고로 데려올때부터 마음 먹었었던 썬팅 재시공. 전 차주가 영맨한테 받은 쿠폰 필름은 쏠라가드 최하위 필름이었다. 한마디로 싸구려.


시인성은 최악이었고 열 차단율, 자외선 차단율? 말할 필요도 없었다. 여름 차 안은 그야말로 찜통이었으며 에어컨을 틀어도 직사광선이 뜨거우니 시원하지도 않았다.


낮에도 안 좋던 시인성 밤에는 정말 장님이 된다. 가로등 없는 도로에서는 그냥 측 후면이 시커멓다.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인다.


심지어 헤드램프는 할로겐도 아닌 LED. 비오는 날 밤에는 웬만하면 운전을 안 하는 편이다. 이런 최악의 조건에서 왜 1년이나 미뤘을까?


정답은 하나다. 바빴기 때문이다. 그리고 2번째 이유는 돈이 아까웠다. 들고올 때부터 키로수는 이미 10만을 넘긴 상태. 중고차에 돈을 쓰기 싫었다.


주기적으로 하는 엔진오일, 연료필터 등 기본 정비들에 들어가는 돈도 아까웠는데 썬팅은 오죽할까. 썬팅 필름 비싼거는 전체 두르는데 100만원 가까이 하니 말이다.



근데 이번에 나름 큰 맘 먹고 재시공을 받게 된 이유는 정말 말도 안되는 이유에서다. 차를 바꾸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차를 바꾸고 싶은데 왜 썬팅을 다시 해?


아는 사람은 안다. 지금 타는 차에 좀 더 정을 주기 위함이다. 현재 2.0 LPG 세단을 타는데 3.0 가솔린 세단으로 넘어가고픈 욕구가 너무 컸었다.


겨우 진정시키고 지금 차에 좀 더 정을 붙일 방법을 열심히 모색했다. 그 결과가 바로 1년을 미뤘던 썬팅이었던 것이다. 반사필름으로 외적인 부분에 조금 더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그리고!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반사필름 썬팅 스노우볼이 얼마나 굴러갔는지를 말해주겠다. 깜짝 놀랠수도.... 


무반사필름이었다면 아무 문제 없었겠지만 하필 반사필름을 선택하는 바람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A, B, C필러가 거슬리는 것이다.


내 차는 썬루프 유무에 따라 필러가 무광 검정인지 블랙 하이그로시(유광)인지가 결정된다. 즉, 썬루프 옵션을 빼면 필러가 보기 싫은 무광 플라스틱 재질이 박히는 것이다.


이게 은은한 녹색빛의 반사 필름과 너무 안 어울리는 것이다. 심지어 차도 검정이라.. 차라리 필름이 검정이었다면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모비스 순정 부품을 찾기 시작한다. 먼저 필러 부분을 유광으로 바꾸기 위해 순정 유광 필러를 주문한다. 부품이 시트지 형태라 전체 다 하니 7만원 약간 넘는다.



필러에서 끝나면 좋겠지만 사이드미러 목 부분이 무광인게 또 문제다. 목 부분만 따로 안 나오기 때문에 사이드미러를 통으로 교체해야된다.


이왕 교체하는 거 퍼들 램프 있는 걸로 교체하자해서 좌우 한세트를 주문하게 된다. 유광목은 무광보다 2천원 더 비싸다. 그렇게 1개 9만3천원 2개 18만원 약간 넘는 가격.


썬팅과 차를 좀 더 이쁘게 매치하기위해 순정 부품만 25만원치를 더 주문한 격... 이거 원. 그래도 후회는 없다. 이로써 차를 바꾸고 싶단 생각은 싹 사라졌기 때문이다.


만약 차를 바꿨다면 무조건 할부를 꼈을테고 2.0에서 3.0으로 가는거니 기름값도 더 나왔겠지. 길게 봤을 때 100만원 좀 안되는 돈을 지금 차에 쓴 게 훨씬 이득이다.


차를 샵에 맡기고 근처 카페에서 이 글을 쓰는 중인데 오후 대여섯시쯤 작업이 마무리 된다고 한다. 얼른 작업이 완료된 모습을 보고싶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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